삼성바이오에피스 주주이자 유럽 파트너사 '스핀라자' 식약처서 희귀의약품 지정…신속심사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제약사 바이오젠이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시장 진출 채비를 마쳤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젠코리아 유한회사'(Biogen Korea LLC)가 지난 7월 14일자로 국내에 설립된 것으로 등기부 등본 조회결과 확인됐다.

설립 목적은 완제의약품, 기타 의약 관련 제품의 개발, 생산 및 제조, 수입과 수출 등 기타 다국적제약사와 다르지 않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기준 연간 114억4천만달러(한화 약 13조원) 매출을 내는 미국의 대표 바이오 기업이다. 국내에서는 로슈가 판매 중인 항암제 '맙테라'(성분명 리툭시맙·해외 판매명 리툭산)의 개발사로 알려져 있다. 맙테라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오리지널 의약품이기도 하다.

특히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해 유명세를 치렀다. 현재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5.4%다. 나머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갖고 있다. 단 설립 당시 맺은 주식매수선택권(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을 50%-1주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파트너사로 바이오시밀러의 현지 판매를 맡고 있다.

바이오젠코리아의 대표이사는 프레데릭 로우손(Frederick Lawson)이다. 이 밖에 임원으로는 보나 나바이에(Borna nabaie) 이사가 등재돼 있다. 로우손 대표는 바이오젠 스위스에서, 나바이에 이사는 바이오젠 일본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바이오젠이 연내 한국법인을 설립한다는 풍문이 흘러나왔으나 구체적으로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진출이 거론된 건 바이오젠의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 심사를 받는다고 알려지면서부터다. 스핀라자는 지난 10일 식약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신속한 허가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바이오젠이 스핀라자의 허가에 맞춰 공식 한국시장 진출 선언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핀라자의 허가 시기는 미정이다.

바이오젠의 한국법인 설립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이 희귀질환 분야에서 중요한 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샀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희귀질환 치료제 전문 제약사인 영국의 다국적제약사 샤이어도 이러한 이유로 지난해 한국법인을 공식 출범한 바 있다.

단 바이오젠의 한국 진출이 희귀질환 치료제 위주로 진행되는 만큼 법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오젠은 현재 서울에 바이오젠코리아를 설립했으나 아직 업무를 구체화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스핀라자 허가 신청 등의 업무는 수입의약품 허가 대행 및 컨설팅 회사 사이넥스가 맡아왔다.

jand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