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항일음악 330곡집'…독립가·생욕사영가 등 처음 공개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터졌구나 터졌구나 조선 독립성, 십년을 참고 참아 이제 터졌구나. 삼천리금수강산 이천만 민족, 살았구나 살았구나 이 한 소리에 만세 만세 독립 만만세."(독립가)

1919년 3·1 운동 당시 '대한 독립만세' 함성과 함께 울려 퍼진 노래 '독립가'가 온전한 악보와 함께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다.

13일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제72주년 광복절을 맞아 독립가를 비롯한 항일 음악이 담긴 '항일음악 330곡집'이 오는 17일 출간된다. 항일 음악은 1894년 동학농민운동 시기부터 1945년 해방 때까지 독립을 바라는 민중 사이에서 불린 노래다.

음악집 출간을 기획한 민족문제연구소 이명숙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100여곡을 포함해 국내외에서 불린 거의 모든 항일 음악을 엮었다"며 "330곡을 모두 현대 악보로 복원하고, 작사가·작곡가의 실명과 출전, 노래가 불린 지역 등의 해설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항일음악 330곡집은 지난해 12월 70세를 일기로 별세한 노동은 전 중앙대 국악대학장의 유작(遺作)이다. 2014년부터 본격적인 편찬에 나선 노 전 학장은 암 투병 중에도 음악집 완성을 위해 병상에서 악보를 복원했다.

노 전 학장이 별세한 이후에는 아들 노관우씨가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작업했고, 결국 4년 만에 국내 최초 항일 음악 모음집을 완성했다.

그동안 대부분 항일 음악은 입으로 전해지거나 '숫자악보'(음표 대신 숫자를 사용한 악보)로만 기록이 존재했다.

노 전 학장은 이를 현대 악보로 복원하고 연대별로 분류한 것은 물론, 곡이 불린 시대와 상황까지 음악집에 담았다.

음악집에는 1905년 을사늑약 체결의 치욕을 담은 '생욕사영가', 1920년대 독립군이 부른 '독립군가', 미국 동포가 부른 '태평양가', 1938년 순국한 도산 안창호 선생 추도식에서 불린 '도산 선생 추도가' 등도 수록됐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생욕사영가'는 잃은 국권을 되찾자는 내용과 독립을 위해 죽음으로 따라나서겠다는 각오가 가사에 담겼다. 멜로디는 당시 항일 음악에 가장 많이 사용된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랭 사인'이다.

작사가인 대한자강회 인천지회장 정재홍 선생은 1907년 6월 암살하려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예정된 행사에 나타나지 않아 거사에 실패하자 살아서 돌아갈 이유가 없다며 권총으로 자결했다.

'기쁨의 아리랑'은 1945년 해방 때 불린 항일 음악이다. 탄식의 아리랑 고개가 새 나라 건설의 꿈을 안고 귀환하는 승리의 고개가 됐음을 자축하는 노래다.

음악집에 두 편 이상의 작품이 실린 작사가로는 안창호, 김인식, 이범석, 이정호 선생 등이 있다. 작곡가로는 이상준, 한유한, 이성식 선생 등이 있다.

특히 안창호 선생은 '거국행', '격검가', '모란봉가', '소년남자가', '애국가', 학도가' 등 가장 많은 항일 음악을 작사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음악집을 전국 초·중·고교에 보급하는 것이 목표"라며 "학생들이 항일 음악을 부르면서 역사를 배우고 독립을 염원한 선조의 정신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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