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양지회 간부 등 '사이버외곽팀' 민간인 첫 기소…무더기 추가 처벌 예고 양지회 차원에서 '댓글공작' 조직적 관여 확인…양지회 前회장 2명도 기소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국가정보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 전 간부를 비롯해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의 여론조작용 '사이버 외곽팀' 활동에 관여한 민간인 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국정원의 수사 의뢰를 계기로 사이버 외곽팀 의혹 수사에 착수하고 나서 외곽팀장 등 민간인 조력자들이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특히 양지회가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직접적인 요청으로 조직적인 외곽팀 운영에 나선 것으로 결론짓고 이 단체 전직 회장 2명도 기소 대상에 포함했다.

외곽팀을 담당한 국정원 직원 2명은 구속 상태로, 외곽팀 활동 관련자 8명은 불구속 상태로 각각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12일 양지회 전 기획실장 노모씨, '사이버 동호회' 회장과 총무인 유모씨와 강모씨, 이상연·이청신 전 회장을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외곽팀장 노씨는 150여명에 달한 양지회원들로 구성된 외곽팀 실무 운영을 총괄한 혐의를 받는다. 유씨와 강씨는 노씨를 도와 양지회 외곽팀을 운영한 인물들이다.

소모임인 '사이버 동호회' 회원들로 구성된 양지회 외곽팀은 심리전단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국정원이 내려주는 '주요 이슈와 대응 논지'를 바탕으로 정부 정책을 옹호하고 야당을 비방하는 불법 사이버 활동을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 전 원장은 2009년 2월 양지회 퇴직자들을 활용해 댓글공작에 나서라는 특별 지시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원 전 원장은 직접 이상연 당시 양지회장을 만나 이 같은 의사를 타진했다. 양지회는 이후 '사이버 동호회'를 만들어 본격적인 사이버 여론조작 활동에 나선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검찰은 "일부 회원의 개인 일탈이 아니라 양지회 최고위 관계자들이 주도하고 공식 업무 차원에서 국정원과 연계해 대규모의 조직 활동을 한 사실이 확인돼 회장 등 양지회 주요 간부들도 함께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퇴직자들로 구성된 양지회 외곽팀에 활동비뿐 아니라 수십 대의 컴퓨터 구입 자금을 대 주고 격려금 수백만원을 별도로 지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을 관리하는 심리전단 중간 간부는 양지회 행사에 강사로 참석해 "현직들이 할 수 없는 일을 선배들께서 해 주시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다른 외곽팀장 송모, 이모, 김모씨 등 3명도 국정원법 및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노씨와 송씨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수사팀은 이날 8명의 민간인 조력자 기소를 시작으로 나머지 외곽팀 활동자 다수를 범행 가담 수준 등을 따져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외곽팀장을 직접 관리한 심리전단 중간간부인 장모씨와 황모씨도 이날 구속기소 됐다.

장씨 등은 2009년부터 대선이 치러진 해인 2012년 말까지 양지회 외곽팀 등 다수의 사이버 외곽팀 관리 업무를 하면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게시글이나 댓글 등을 온라인에 유포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에게는 활동 실적을 부풀리려고 실제 존재하지 않는 '유령 외곽팀' 10개를 만들어 놓고 마치 활동한 것처럼 허위 보고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도 적용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유령 외곽팀에 흘러간 자금이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횡령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