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강남 등에서 저녁때 3천원 이상 추가로 들듯…서울시 '고심'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모바일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가 정규 운임 외에 이른바 '웃돈'을 얹어주면 빨리 잡히는 기능을 도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서울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 측은 1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의 무료 택시 호출 시스템에서 유료 서비스인 '우선 호출'과 '즉시 배차'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 빨리 잡히는 '즉시 배차'의 경우 현행 콜비(주간 1천원·심야 2천원)보다 높게 책정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천만 수도'의 택시 정책을 총괄하는 서울시는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시 관계자는 "일단 이르면 내일까지 기본 방향을 정하려 노력 중"이라며 "시의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택시가 스마트폰을 지닌 시민 상당수가 이용하는 만큼 사실상 요금 인상 효과가 나리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광화문·종로·강남 등 기업체와 관공서가 밀집해 있지만 저녁 시간에 택시가 잡히지 않기로 악명이 높은 곳을 오가는 직장인들은 더욱 그렇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직장인 오모(33·여)씨는 "그냥 실질적인 택시비 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급할 때 호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인데, 퇴근길에 마음이 급한 도심 직장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웃돈을 얹어서라도 택시를 잡으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0·여)씨 역시 "서울 강남에서 토요일 밤에 다 함께 '우선 호출'이나 '즉시 배차' 기능을 이용한다면 결국 똑같은 것 아니냐"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리가 요금은 통제할 수 있지만, 요금 외에 '앱 이용 수수료'로 받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며 "국토부에서도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해석을 내린 만큼, 시 차원에서 제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측에서도 이미 법률적 검토를 끝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시는 현재도 택시 콜 서비스에 주간 1천원, 야간 2천원을 내야 하는 만큼 2천원 수준의 웃돈은 문제가 없으리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 측이 '현행 콜비 이상'을 공언한 만큼, 그 액수가 얼마가 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시 내부에서는 카카오택시가 제시하는 유료 서비스 요금이 통상적인 '콜비' 수준을 넘어 5천원에 육박한다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고 보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 카카오 측에서 제도 도입만 결정했지 정확한 금액은 제시하지 않았다"며 "금액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보고 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카카오택시 유료 서비스 도입 발표가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때마침 서울시 택시 요금 인상이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연내 '기본요금 3천원 + 거리·시간 요금'으로 돼 있는 택시 요금 체계를 15∼25% 인상하려는 계획을 논의 중이다.

카카오택시 유료 서비스 도입과 택시 요금 인상이 모두 현실화된다면 광화문이나 강남처럼 저녁 시간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도심에서 승객은 종전보다 최소 3천원 이상 더 부담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편, 카카오택시가 유료 서비스 도입을 발표하면서 서울시가 지난 연말 자체 개발한 택시 호출 앱 '지브로'도 다시 조명받고 있다.

'지브로'는 승객이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은 채 주변 빈 택시를 골라 호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택시기사에게는 승객이 가는 곳이 시내인지 시외인지만 표시된다.

대신 승객은 주간 1천원, 야간(자정∼오전 4시) 2천원의 콜비를 내야 한다.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