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수용 어려운 조건 내걸고, 공분 살만한 표현 잘못"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학부모들을 조롱하거나 겁박하는 내용의 진급신청서를 보내 사회적 논란을 빚은 울산 북구의 모 사립유치원이 13일 학부모들에게 사과하고 운영 정상화를 약속했다.

이 유치원은 지난 7일 통학 차량 폐지, 5주 연속 방학 등 학부모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을 담은 진급신청서를 발송해 공분을 샀고 이후 6일 만에 연합뉴스를 통해 학부모들에게 사과했다.

울산 북구 A 사립유치원 설립자의 남편 B 씨(실제 이사장)는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학부모들에게 물의를 끼쳐 죄송하다"며 "설립자인 아내가 현재 정신적 스트레스로 입원 중인 상태라서 대신 사과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B씨는 "내년도(2019년) 진급신청서를 원생 학부모들에게 보내면서 누리과정비를 정부로부터 학부모가 직접 수령해 납부하라는 표현을 했고, 통학 차량을 폐지하겠다고 알리는 등 학부모가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을 제시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학부모들에게 '공짜 공립유치원 혜택을 누리시라'고 표현한 것은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며 "이 또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B씨는 "설립자가 퇴원하면 운영위원회를 열어 내년도 유치원 운영방식을 올해와 똑같이 유지하도록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즉, 통학차량을 계속 운행하고 방학 기간도 현행 1∼2주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B씨는 당초 진급신청서를 각 가정에 보낼 때의 심정도 설명했다.

그는 "사립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이 공립과 같아져서 사립이 가진 교육 특성이 없어지면 누가 과연 아이를 사립에 보내겠느냐는 걱정이 있었다"며 "학부모들이 자녀를 보낼지 말지 결정하시라는 차원에서 진급신청서를 보낸 것이 물의를 빚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사립유치원 입장도 좀 헤아려 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며 "갈등이 사그라지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사립유치원은 현재 진행 중인 울산시교육청 특별감사에도 성실히 응하고 지적 사항이 있으면 모두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감사팀은 12일에 이어 이날도 이 유치원을 방문해 교육과정 변경 결정 자료와 진급비 관련 자료 등을 확인했다.

감사팀은 전날 연가를 내 만나지 못했던 원장을 불러 면담도 했다.

시교육청은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특별감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7일 이 사립유치원은 수업시간 축소, 원생 스스로 도시락 지참, 자가 등·하원 등 학부모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며 사실상 폐업 수순에 들어간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이 분개해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했고, 시교육청은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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