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자-일반 시민 의견 크게 갈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강애란 최평천 기자 = 국방부가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방안으로 교정시설(교도소) 36개월 복무를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지자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과 일반 시민 사이에 반응은 크게 달랐다.

군에 복무했던 이들은 대체로 육군 병사 복무기간의 2배 또는 그 이상이 대체복무 기간으로 적절하다고 봤으나, 병역거부자들은 36개월은 지나치게 길어 가혹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https://youtu.be/e3r1eDQdPC0]

◇ 군 복무 시민들 "현역병보다 최소 2배 길게 복무해야"

군에 복무한 남성들은 대부분 대체복무 기간이 최소한 육군 복무기간의 2배는 돼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육군 방공학교 조교로 복무하고 2010년 전역한 직장인 김모(30·남) 씨는 "다른 대체복무자들의 복무기간도 34∼36개월인 것으로 안다. 형평을 고려해 최소한 36개월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유엔 등 국제기구가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 복무기간의 1.5배 이상이면 징벌적 성격'이라고 규정하는 데 대해 "우리나라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데, 유엔 기준만으로 따질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도방위사령부 헌병단에서 복무하고 2010년 전역한 한모(31·남) 씨도 "대체복무 기간이 최소 현역병 복무기간의 2배는 돼야 한다. 군대 대신 대체복무나 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인터넷 공간에는 더 극단적인 의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날 국방부의 발표 내용을 전달한 기사에는 '진정 양심 있다면 5년이 아니라 10년도 감수할 것', '징벌적 대체 병역의무가 싫다면 군대에 가야 한다'는 댓글이 게재됐다.

반면 군에 복무하지 않은 시민 중에는 36개월이라는 시간이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젊은이로서 너무 가혹하다는 이유를 들어 27개월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모(34·여) 씨는 "현역보다 2배 길게 복무하라는 것은 대체복무자들에게 불이익을 감수하라는 메시지가 너무 강한 것 같다"며 "젊은 사람들에게 3년 동안 대체복무를 하라는 것은 가혹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씨는 또 "대체복무가 가지는 사회적인 인식이 좋지 않아서 대체복무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페널티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병역거부자들 "36개월 반대…형평에 맞지 않아"

반면 병역거부자들은 36개월의 복무기간이 징벌적 성격을 띤다며 반발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로 2006년 8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다 이듬해 10월 출소한 이용석(38) 씨는 "형평성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방부가 형평성을 맞췄다고 하는 산업기능요원과 공중보건의사 등은 출퇴근 복무자"라며 "복무 형태는 합숙 복무로 육군 병사와 같은 기준을 들이대면서 복무기간은 출퇴근 복무자를 기준으로 형평성을 맞춘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36개월 복무기간에 대한 실증적인 근거가 없는 것도 문제"라며 "유엔 등 국제 기준이 권고하는 기준을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형 기준을 찾기 위한 연구나 조사 등의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생활을 한 임재성 변호사 역시 "국제사회가 대체복무기간을 현역 복무자의 1.5배로 합의하고 다른 나라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를 2배로 늘리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는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지만, 복무 형태가 같지 않은 기준으로 형평성을 논의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마치 둑이 무너지는 것을 우려하듯 가장 긴 합숙 복무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연간 대체복무자를 600명 이하로 제한한다는 국방부 계획도 비판했다.

임 변호사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 실현이라고 본다면 인원을 제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600명은 현재 양심적 병역거부로 처벌받는 인원과 동일하다"며 "이는 대체복무를 '처벌' 대신 수행하는 행위로 보는 국방부의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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