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후 부산지법에서 2∼3년간 미뤄져 왔던 병역법 위반 사건 재판이 22일 재개됐다.

이날 오후 부산지법 형사항소4부(서재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 여호와의 증인 신도 8명이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 출석했다.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나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들은 적게는 2년, 많게는 3년간 항소심 재판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대법원 판결 이후 법정에 나오게 됐다.

이날 선고가 예정됐던 몇몇 사건은 검찰 변론 재개 요청이 받아 들여져 선고날짜가 연기됐다.

재판 쟁점은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종교적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는지였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언제부터 종교를 믿게 됐는지, 침례(입교 의식) 시점, 가족 중 신도 여부, 종교활동 지속기간 등을 꼼꼼히 물었다.

특히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초등학교 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했는지, 국가 권위를 인정하는지, 납세 의무에 대한 생각, 취미 여부나 인터넷 슈팅(사격) 게임을 좋아하는지 등을 질문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일부 신도에 대해서는 종교활동을 입증할 만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검사 역시 병역 거부를 명시한 교리집이 있는지, 여호와의 증인에서 병역을 거부하는 이유 등을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피고인 대부분은 어려서부터 성서를 공부해 전쟁 연습을 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체득했고 군대에 가지 않는 특혜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36개월 대체복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미국시민권과 대한민국 국적을 동시에 가진 한 피고인은 "군대에 안 가려고 고교 때 종교활동을 다시 한 것 아니냐"는 재판부 질문에 "군대에 가지 않으려 했다면 미국으로 갔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중 3명 이상은 이달 29일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하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다음 달 재판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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