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23일 "인권위의 지난 17년은 함께 손잡고 나아갈 때 상상하던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인권위 설립 17주년(25일)을 앞두고 이날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인권위는 정권이 바뀌면서 조직이 강제로 축소 당하는 국가 기관 초유의 고난을 겪기도 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도 남겼다"며 이렇게 자평했다.

그는 2001년 설립준비기획단장을 맡아 인권위 설립을 도왔고, 이후 초대 사무총장과 상임위원을 지낸 바 있다.

최 위원장은 "17년 전 사형제 폐지를 처음으로 주장했을 때만 해도 법무부나 국가기관들은 가당치도 않다는 반응이었지만, 인권단체들과 힘을 모아 사형제 폐지를 공론화했다"며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말조차 생소하던 시절 인권위는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했고, 올해 헌법재판소에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것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결정하기까지 이르렀다"고 회고했다.

그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의 염원과 노력, 사회적인 공론화, 창의적인 방식의 사회적 외침이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인권위가 본연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권위의 존재 이유인 차별 없는 세상을 앞당기기 위해 혐오문제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인권위 구성원들의 감수성을 강화하고 인권전문가로서의 정체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념식에는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등 인권단체 관계자를 비롯해 총 2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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