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의약품 관리는 '병원 책임'…불법 처방·투약 '구멍'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의료용 마약류를 관리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도입된 지 1년이 돼가지만,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일 의료계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시스템이 마련됐지만, 개별 의료기관에서 벌어지는 '관리·감독 구멍'까지 근절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은 마약류의 제조·수입·유통·사용 전 과정을 전산시스템으로 보고하고 저장해 상시 모니터링하는 체계로 지난 5월부터 운영됐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에서 프로포폴 등을 사용할 때는 환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처방 약품과 투약량 등을 입력해야 한다.

투약량, 보관량 등을 종이에 기재하던 과거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졌지만, 시스템을 속이거나 피해 프로포폴을 투약하는 문제는 막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프로포폴에 대한 관리 책임은 의료기관에 있기 때문이다. 의료기관에서 시스템에 환자 정보를 거짓으로 입력해 처방하더라도 이를 걸러낼 수 없고,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고 의약품을 몰래 빼돌리는 경우도 발각이 어렵다.

서울의 한 성형외과 원장은 "실제 프로포폴을 투약해달라며 찾아오는 환자들이 있다"며 "대부분 의사는 원칙을 지키겠지만 이를 돈벌이로 악용하는 일부 의사들의 도덕적 해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프로포폴 사용에 관해 장부도 작성하고 시스템에 입력도 하지만 이를 보건소에서 전수조사 하지는 않는다"라며 "병원의 책임자가 마음을 잘못 먹으면 얼마든지 오남용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프로포폴 관련 사망 사고와 불법 투약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20대 여성이 프로포폴을 투약하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동거인인 성형외과 의사가 처방전 없이 프로포폴을 놔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진료 사실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누락하는 방법 등으로 환자에게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해 준 성형외과 의사 등이 검찰에 적발됐다.

식약처는 이런 불법행위를 사전에 완벽하게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프로포폴 관리는 의료기관에서 자체적으로 한다"며 "개별 의료기관이나 의료진의 불법행위를 시스템만으로 막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시스템에 보고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심 의료기관을 추려내고, 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약물별 사용량이 유독 높거나 처방에 문제가 있는 의료기관에 대한 알고리즘을 찾고, 이에 따라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다"며 "거짓 환자 정보를 입력하는 경우도 유관 부서와 협조해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포폴 불법 투약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활용뿐 아니라 의료인의 교육 등 전반적인 관리·감독 체계를 잡아가야 한다"이라고 덧붙였다. [https://youtu.be/2krwT6Av9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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