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기환송심 "경찰이 교통 차단…교통방해 기여했다고 보기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집회에 참여했다가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30대가 대법원의 재판을 거쳐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이내주 부장판사)는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기소된 A(30)씨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아르바이트생들의 단체인 알바연대 회원이었던 A씨는 2013년 12월 28일 '민주노총 시국회의' 집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세종대로 사거리 전 차로를 무단 점거하는 시위대와 공모해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시위대와 교통방해를 공모한 것이 인정된다며 벌금 1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A씨는 공모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1심은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여 A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집회 현장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주로 인도에서 집회를 구경했을 뿐이고, 집회 참가로 교통방해가 유발되거나 교통방해 상태가 지속되는 데 본질적인 기여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2심 역시 A씨 측의 항소 이유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A씨는 "집회가 신고된 범위를 현저히 일탈하거나 조건을 중대하게 위반한 집회로 변질한 사정을 인식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A씨는 2심이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잘못 해석했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2017년 5월 대법원은 1·2심에서 배척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사건을 받은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에 있을 당시는 이미 경찰이 그 일대의 교통을 차단하고 통제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의 집회 참가가 교통방해를 유발하는 데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알바연대의 일반회원이자 대학생인 피고인은 집회에 단순 참여한 것으로 보일 뿐 집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 교통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행위를 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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