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가동중단에 노조 지명파업…한치 앞도 안 보여

대치국면 속 노사 모두 재협상 희망…조기 타결 가능성도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르노삼성차 노사분규가 이번 주를 고비로 중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지난 21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2018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51.8%의 반대로 부결시켰다.

이후 노조는 22일 긴급대의원대회를 열고 하루만인 23일 회사 측에 조속히 대화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동시에 재협상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고자 27일부터 천막농성을 시작하고, 이날 하루 노조 집행부와 대의원 34명이 참여하는 지명파업도 함께 벌이기로 했다.

재협상을 위한 대화를 촉구하면서 협상 동력을 얻기 위해 강·온 양면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는 향후 교섭과 파업 여부는 집행 간부 회의와 쟁의대책위원회에서 논의해 결정하기로 한 상태다.

이에 회사 측은 잠정합의안 부결에 관한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은 채 당초 예고했던 대로 24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프리미엄 휴가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

회사 측은 26일 "프리미엄 휴가는 생산물량 조절을 위한 결정으로 임단협 부결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하고 "재협상과 관련한 입장은 노조 측 일정과 계획을 받아본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앞서 지난 22일 전체 임직원에게 담화문을 보내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과 잠정합의안의 당위성 등을 설명하고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재차 호소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차 노사협상이 이르면 이번 주 중 재개될 가능성이 있지만, 노조의 강·온 양면전략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1차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을 부결시켰지만, 조합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부산공장 기업노조가 노조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찬성률을 기록하면서 분규 타결 의지를 보인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정비직 등으로 구성된 영업지부가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소외됐던 불만 등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져 최종 부결됐으나 내부 의견수렴과 소통 과정을 거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경우 지난 5년간 이번 결과를 포함해 모두 4차례의 임단협에서 1차 투표는 부결됐고 이후 2, 3차 투표에서 협상을 타결한 점도 이번 결과가 협상 불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노조가 당초 예고했던 천막농성에 그치지 않고 대의원까지 지목해 지명파업에 나서기로 하는 등 파업 동력을 높이고 있어 자칫 분규사태가 장기화할 우려도 나온다.

르노삼성차 한 관계자는 "공장 근로자로 이뤄진 기업노조가 처음으로 찬성이 높게 나온 것은 부산공장 생산량 유지를 위한 신차 XM3 수출용 물량 확보, 공장 가동률 유지를 통한 고용 안정화, 협력업체 등 지역 경제 파급효과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노사 모두가 현재 경영상황의 엄중함으로 십분 고려해 조속한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회사는 노조에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새로운 협상안을 마련하면 재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josep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