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기준 분류되며 무거운 쌍란끼리 묶여 판매…"품질엔 문제없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주부 박 모(33) 씨는 얼마 전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 인근 슈퍼마켓서 계란 한 판을 사 왔는데, 매일 아침 프라이를 할 때마다 예외 없이 노른자가 2개인 쌍란이 나왔다.

호기심을 참지 못한 박씨는 아예 계란찜을 할 작정으로 남은 계란을 모두 깨뜨렸는데, 놀랍게도 단 1개를 제외하고 모두 쌍란이었다.

박씨는 "처음에는 그저 운이 좋은가 싶었지만 한판 가까이 쌍란만 나오니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싶다"고 신기해했다.

25일 축산업계에 따르면 한 판의 계란에 쌍란이 모여있는 것은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실제 온라인 포털사이트에는 박씨와 비슷한 경험담이 많이 올라와 있다.

축사 관계자들은 쌍란은 닭 산란 초기의 배란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계란 전문가인 강보석 농촌진흥청 가금연구소 연구관은 "닭은 태어난 지 보통 20주께부터 알을 낳기 시작하는데, 산란 초기, 즉 초산 기간에는 배란이 불규칙한 경우가 있다"며 "하루 한 개씩 돼야 하는 배란이 하루 2개가 되면 흰자와 껍질이 생길 때 노른자가 2개가 포함돼 쌍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닭은 알을 먼저 낳고, 어떤 닭은 며칠 늦지 않겠느냐"며 "따라서 쌍란이 만들어지는 현상은 주로 약 4주, 태어난 지 20∼24주 기간에 잘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닭의 생애 주기에 따라 쌍란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시판되는 계란 한 판이 거의 쌍란인 것은 다른 데 원인이 있다. 그것은 쌍란만 따로 모아서 팔기 때문이다.

강 연구관은 "큰 양계장에서는 닭들이 산란 초기일 때 쌍란을 모아서 팔기도 한다"며 "한 마리가 아닌 여러 마리가 낳은 계란 가운데 이른바 '왕란'이라는 무게 60∼70g짜리 큰 알을 선별해 모으다 보니 한 판에 쌍란들이 합쳐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쌍란은 노른자가 2개이다 보니 하나의 무게가 70g에 육박할 정도로 크다. 산란 초기라는 '시기'와 무거운 계란 선별이라는 '사이즈'가 맞물려 한 판이 쌍란으로 채워지게 됐다는 이야기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쌍란은 기형 등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상품성이나 품질,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