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환경·시설, 산악영화제 개최지로 최적…무공해 청정 영화 만끽"

지난해 이어 집행위원장 연임…감독으로 그리스도 생애 영화 준비 중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요즘 상업영화에는 현실과 괴리된 설정이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묘사가 많죠. 인간 한계에 대한 도전, 가공되지 않은 자연의 웅장함 등 상업영화에서 접할 수 없는 재미를 산악영화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국내 유일 국제산악영화제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이끄는 배창호 집행위원장은 산악영화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집행위원장을 연임하는 그는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영남알프스는 웅장한 산세와 절경을 자랑하고, 그 자락에서 열리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세계적인 산악영화제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아시아 최대 산악영화제의 장래를 낙관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이기도 한 배 위원장은 현재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그린 영화를 준비 중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전했다.

배 감독은 1980년 시나리오 작가로 영화계에 입문한 뒤, 1982년 '꼬방동네 사람들'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이후 '고래사냥',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깊고 푸른 밤', '황진이', '기쁜 우리 젊은 날'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작품을 연출하는 등 1980년대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으로 평가받는다.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9월 6∼10일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언양읍 행정복지센터, 범서읍 울주선바위도서관 등에서 개최된다.

전 세계 45개국 산악·자연·환경 영화 159편이 상영된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소개될 예정이다.

다음은 배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올해 영화제를 간략히 소개한다면.

▲ 이번 영화제 슬로건인 '함께 가는 길'처럼 영화인, 산악인, 울산시민들이 영화제의 동반자가 되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울주군 범서읍과 언양읍 지역으로 상영장을 확대했으며, 시민들과 교사들이 함께하는 관객 리뷰단을 확대하고 청소년 심사단도 신설했다. 지난해(41개국 139편)보다 상영작도 늘어 45개국 159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여타 영화제와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은.

▲ 세계에는 20여 개의 산악영화제가 있는데,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아시아 최대 산악영화제다. 산, 자연, 인간이 우리 영화제가 다루는 주제다. 등반 영화뿐 아니라 탐험, 인간의 도전 정신과 극기심,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간의 삶을 다룬 영화들을 주로 다룬다. 남국, 북극, 히말라야, 알프스, 시베리아, 아마존 등의 자연을 배경으로 하면서도 컴퓨터그래픽(CG) 없는 무공해 청정 영화가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특징이다.

-- 산악이나 자연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따분할 것'이라는 편견도 있는데.

▲ 영화적 재미의 초점을 현실 도피적인 쾌락이나 공상에 두지 않고, 인간 한계에 대한 도전 정신이라는 주제와 가공되지 않은 삶에 대한 간접 경험, 스펙타클한 자연경관 등을 구경하는 재미에 둔다면 울주산악영화제 상영작들의 매력에 점차 빠져들 것이다.

-- 지난해 처음 집행위원장직을 맡고 올해 연임하는데, 올해 달라진 지점이 있다면.

▲ 산악영화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대중적인 영화를 추가하는 데 신경을 썼다. 움프 클래식과 특별 상영작으로 지난 시대 명작인 '아라비아의 로렌스',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찰리 채플린의 '키드', 내가 연출했던 '고래사냥' 등을 프로그램에 넣었다.

상영작 선정 외에도 영화제가 열리는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와 울산 곳곳을 오가는 셔틀버스 운영, 초청 게스트들의 울산투어 코스 개선 등 영화제가 더 편하고 풍성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산악영화제 개최지로서 울산 울주군은 어떤 장점이 있나.

▲ 세계에는 '알프스'라는 이름을 붙인 산이 다섯 곳 있는데, 그중 한 곳이 울산의 영남알프스다. 세계 2대 산악영화제인 이탈리아의 트렌토 영화제와 캐나다 밴프 영화제도 각각 돌로미테 산맥과 로키산맥 아래 자리 잡은 도시에서 열린다. 영남알프스 자락의 복합웰컴센터는 산악영화제 개최지로는 최적의 시설과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다.

-- 울산시가 새로운 국제영화제 출범을 추진하면서, 울주산악영화제와의 중복 혹은 시너지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데.

▲ 울산에서 2개의 국제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물론 새로 출범할 영화제가 여타 국내영화제와 확실한 차별성이 있고, 영화제를 위한 영화제가 아니라 울산시민과 관객들에게 유익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울산시가 준비 중인 영화제 측에서 협력에 관한 공식적인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

울주산악영화제는 국내 유일 산악영화제로서 정체성과 독자성을 유지할 것이다.

-- 영화감독 배창호의 차기작을 기대하는 관객이 많은데.

▲ 제주도를 배경으로 연출해 2010년 발표한 옴니버스 영화 '여행'이 최근작이다. 연출 공백이 길었지만, 차기작 구상이 없는 것은 아니다. 10년 넘는 기간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를 그린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 울산시민과 이번 영화제에서 산악영화 매력에 푹 빠질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영화는 심심풀이 팝콘의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우리 삶의 체험과 시야를 넓히기도 한다. 산악영화를 통해 인간의 강한 의지를 배우며, 가동되지 않은 스릴과 감동을 느끼길 바란다.

hk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