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처럼 만든 것, 모두 실제 영상" vs "조작 가까워"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 영국 BBC 방송이 아프리카 세렝게티 사막에 서식하는 야생 동물의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 '세렝게티'가 때아닌 '악마의 편집' 논란에 휩싸였다고 선데이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드라마처럼 만든 이 야생 시리즈물이 실제 영상을 사용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일부 시청자들은 컴퓨터 기술이 영상에 줄곧 이용돼 '조작'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

신문에 따르면 세렝게티는 BBC가 밝히는 것처럼 드라마가 가미된 야생의 모습을 다루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워즈에 출연했던 존 보예가가 내레이터로 참여했고,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로 환경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도 즐겨보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BBC는 세렝게티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은 아프리카 사바나 기후 지역에 사는 동물들을 1년여 동안 촬영해 서로 관련된 이야기가 뒤따르도록 드라마화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모든 동물의 움직임은 실제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1년여 동안 3천 시간 넘도록 촬영한 영상물이라는 게 BBC의 주장이다.

하지만 온라인 화면을 분석한 시청자들은 '똑똑한 편집' 이상이라고 꼬집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논란이 되는 대목은 유속이 빠른 강물에 떠내려간 새끼 얼룩말이 악어들이 득실거리는 강에서 극적으로 구출되는 장면을 담은 4번째 이야기 '불운'(Misfortune) 편이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어린 새끼 얼룩말이 물흐름이 빠른 강물에 떠내려가는 것처럼 화면에 나타나고 악어들이 다가가는 모습이 비친다.

또 극적인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내레이터인 보예가는 동물학자이자 TV 다큐멘터리 '라이프 온 어스'(Life on Earth), '더 리빙 플래닛'(The Living Planet)의 해설가로 유명한 데이비드 애튼버러처럼 "어린 새끼 얼룩말이 멀리 떠내려갑니다. 지쳐 있고, 무방비상태입니다. 분명히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라고 긴급한 상황을 설명한다.

그러나 강물에 빠진 새끼 얼룩말의 모습은 이상하게도 강물 배경과 떨어져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유튜브 채널 BBC 어스(Earth)에도 공식으로 올라 있는 이 영상은 75만뷰 이상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랜디 H.라는 시청자는 "내가 미친 것인가 아니면 BBC가 저런 빠른 강물 속에 컴퓨터생성화면(CGI)으로 얼룩말 한 마리를 만들어낸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아흐메드'라고 자신을 밝힌 또 다른 시청자는 "BBC는 CGI를 공룡 애니메이션에나 사용했어야 한다. 이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이 시리즈물을 만든 존 다우너 감독은 "우리는 세렝게티가 드라마화한 시리즈물이고, 일반적인 드라마기법을 사용했다고 분명히 밝혀왔다"면서 "해설과 극적인 전개를 돕기 위해 실제 영상을 조합하는 기술이 때때로 사용됐지만 어떤 동물도 CGI를 이용해 만들어지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그러나 모든 시청자가 이 프로그램이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드라마처럼 만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