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차는 남성DNA 발견 안돼…과거 검사에선 9차 사건과 불일치

시발점인 1·2차 사건도 범행 수법서 나머지 사건과 다소 차이

(서울·수원=연합뉴스) 김기훈 최종호 권준우 기자 = 우리나라 범죄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인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30여 년 만에 특정되면서 어느 때보다 사건 해결의 기대감이 커졌지만 누구도 의문을 제기할 수없는 최종적 진실을 캐내기 위해서는 경찰이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현재로서는 용의자 A(56) 씨의 DNA가 나온 사건은 모두 10차례의 화성사건 가운데 모방범죄로 드러나 범인까지 검거한 8차 사건을 제외하고 5, 7, 9차 사건 등 3차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들 사건의 증거물에서 DNA를 새롭게 검출해 A 씨의 것임을 확인한 것은 분명한 성과이지만 여기서 그친다면 자칫 '반쪽짜리 진범'을 찾은 것으로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나머지 사건의 증거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DNA 검출과 대조 작업을 하고 있고 여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건의 경우 의미 있는 증거물이 남아있지 않아 나머지 6건의 사건 증거물을 모두 국과수에 보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10차 사건의 경우에는 증거물에서 남성 DNA가 나오지 않았다. 10차 사건 증거물은 지난 7월 5, 7, 9차 사건 증거물과 함께 국과수로 보내져 감정이 진행됐지만 유일하게 A 씨의 DNA가 확인되지 않았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마지막 살인으로 기록된 10차 사건은 1991년 4월 3일 화성시 동탄면 반송리 야산에서 권모(당시 69세) 씨가 성폭행당한 뒤 스타킹에 목이 감겨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건은 또 화성사건 당시 경찰이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정액을 확보해 9차 사건의 증거물과 함께 일본으로 보내 DNA 감식을 의뢰했지만 두 DNA가 다르다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8차에 더해 10차 사건 또한 모방범죄일 가능성이 화성사건 당시부터 일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쇄살인의 시발점 격인 1, 2차 사건은 범행 수법에서 나머지 사건들과 다소 차이가 있다.

1차 사건은 1986년 9월 15일 화성시 태안읍 안녕리 목초지에서 이모(당시 71세) 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이고, 2차 사건은 같은 해 10월 20일 태안읍 진안리의 농수로에서 박모(당시 25세) 씨가 알몸으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성폭행 흔적은 1차 사건에서는 명확하지 않지만 2차 사건에서는 발견됐다.

이들 사건의 경우 화성사건의 가장 큰 특징인 속옷 등으로 얼굴이나 손목을 가리거나 결박하는 범행수법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나머지 사건들과 차이가 있다.

1, 2차 사건의 증거물에서 A 씨의 DNA가 확인되면 문제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경찰은 다른 방법으로 두 사건과 A 씨와의 관련성을 찾아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20일 "1, 2차 사건의 범행 수법이 나머지 사건들과 다르긴 하지만 연쇄살인사건에서 초기 범행과 이후 범행의 수법이 차이가 나는 경우는 종종 있다"며 "연쇄살인범이 범행을 거듭하며 자신만의 수법을 찾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나오게 될 DNA 분석과정의 결과, 이에 따라 달라질 경찰 수사, A 씨가 과연 진실을 털어놓을지 등 첫 사건 발생 이후 33년이 지난 이 사건의 결론이 어떻게 맺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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