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충구 서강대 명예교수, 23년 조사 성과 수록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중국 지린(吉林)성 두만강 북쪽 유역에 거주하는 조선인들이 사용하는 조선어 방언을 수집하고 뜻풀이를 추가한 사전이 발간됐다.

도서출판 태학사는 북한 방언과 중앙아시아 이주 한민족 언어 연구자인 곽충구 서강대 명예교수가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23년간 연구한 성과를 정리한 '두만강 유역의 조선어 방언 사전'(전2권)을 출간했다.

14일 태학사에 따르면 사전에 실린 표제어는 약 3만2천여 개. 곽 교수는 본적지가 같은 사람이 모여 살고 한민족 전통문화가 비교적 잘 보존된 지점 8곳에서 고령의 함경도 이주민이나 이주민 후손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곽 교수는 방언 중에 러시아어, 일본어, 만주어에서 차용한 말은 모두 수록했고, 중국어에서 온 단어도 역사가 오래됐거나 널리 사용된다고 판단한 경우 사전에 담았다. 이 같은 차용어는 참고 항목에서 어원을 밝혔다.

각각의 표제어는 뜻풀이는 물론 음조와 용례, 관용구, 유의어, 반의어, 높임말, 낮춤말 등도 실었다.

아울러 방언 변이형은 대부분 사전에 올리고, 변이형 간 관계도 기술했다.

사전 편찬은 문어(文語)가 아닌 구어(口語)를 대상으로 했다. 곽 교수는 "구어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변이를 보일 수밖에 없는데, 의미 있는 언어 형식을 추출하고 그것을 사전 구조에 맞춰 정리하는 일은 힘든 과정이었다"고 털어놨다.

곽 교수는 머리말에서 "두만강 중·하류 지역 육진방언(함경북도 북부 회령·종성·온성·경원·경흥에서 쓰는 하위 방언)은 매우 보수적"이라며 "두만강 유역 방언은 고어가 많이 남았다는 특징이 있어 문헌자료를 보충하고 국어사나 국어 방언을 연구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조사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사전에 실린 함북 방언은 길어야 10년 정도의 세월이 흐르면 대부분 사라지고 말 것"이라며 "두만강 유역 한인들의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태학사 관계자는 "이번 작업은 현대판 '말모이'를 방불케 하는 지난한 일이었다"며 "종이사전 용도 폐기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 시대에 사전을 제작한 것은 오로지 '기록적 가치'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권 1천952쪽, 2권 2천304쪽. 세트 4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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