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 않아…가해자들 사형선고 받는 것 보고 싶어"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성폭행 사실을 신고했다가 가해자들로부터 '신체 방화'를 당한 인도 여성이 끝내 숨졌다.

피해 여성은 숨지기 전 가족에게 "살려줘. 죽고 싶지 않아. 나에게 이런 짓을 한 사람들이 사형선고를 받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7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운나오에서 법원에 가던 중 성폭행 가해자 등으로부터 보복 공격을 받은 23세 여성이 전날 오후 11시 40분 병원에서 숨졌다.

피해 여성은 지난 5일 자신이 성폭행당한 사건을 증언하기 위해 법원에 가던 도중 남성 다섯 명의 공격을 받았다. 이 중 두 명은 성폭행 혐의를 받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인화 물질을 끼얹은 뒤 불을 질렀다.

피해 여성은 작년 12월 가해자 중 두 명이 자신을 납치해 성폭행했다고 신고해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구속 상태로 재판받던 피고인 한 명은 올해 11월 30일 보석으로 풀려난 뒤 피해자를 따라다니며 협박했다. 피해자와 가족이 경찰에 수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여성은 온몸 90%에 화상을 입고 뉴델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하루 만에 숨졌다.

피해자의 가족은 "우리는 신속한 정의를 원한다. 가해자들이 2∼3년 동안 재판받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없다"고 사법부에 촉구했다.

이번 사건을 비롯해 인도에서 잔혹한 성범죄 사건이 잇따라 터지자 성폭행 근절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인도 하이데라바드시 인근에서 20대 여성 수의사가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됐고, 며칠 뒤에는 비하르주에서도 10대 소녀가 비슷한 사건으로 희생됐다.

하이데라바드 사건 피의자 네 명은 이달 6일 현장 검증 도중 탈주하려다가 경찰의 총격을 받고 모두 숨졌다.

이번 주 하이데라바드는 물론 뉴델리, 암리차르, 콜카타 등에서 여성 운동가 등이 '범인 강력 처벌', '여성 안전 보장'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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