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란 대표가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수료 후 창업…월 800만원 매출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스팀도서관에서의 경험이 아이들 미래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서울 신도림에서 창의융합 교육기관 '스팀(STEAM) 도서관'을 운영하는 정미란(46·여) 대표는 20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스팀이란 '과학'(Science)과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 '수학'(Mathematics)의 앞글자를 딴 단어다. 스팀도서관은 책은 없지만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활용해 이용자가 원하는 사물을 즉석에서 만들 수 있는 창작공간이다.

스팀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은 코딩과 모델링 등 3D 신기술을 배우고, 이를 통해 작품을 만든 후 놀 수 있다. 또, 3D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기도 한다.

아이들이 3D펜으로 그림으로 그리거나 3D프린터로 작품을 출력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이 때문에 아이들을 빨리 보내 달라는 엄마들의 전화가 수도 없이 걸려온다.

스팀도서관은 20년간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쳤던 정 대표가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면서 시작됐다.

정 대표는 "중학교에서 진로 코치 강사를 하며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4차 산업 관련 교육을 받았다"면서 "정부는 4차 산업이 미래 교육이라고 강조했지만 막상 아이들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한번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려운 현실을 보며 아이들이 미래에 맞는 맞춤형 인재로 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사업 경험이 전혀 없던 정 대표가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았다.

정 대표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아이들을 위한 강의를 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을 먼저 만들고 싶었지만 정부 지원에서 탈락했다.

허탈한 마음으로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던 그에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신사업창업사관학교 7기 교육생 모집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는 5개월간의 창업 교육·실습 과정으로, 이론 교육 후 전국 16개 '꿈이룸'에서 점포경영 체험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우수 졸업생에게는 최대 2천만 원까지 사업화 자금이 지원된다.

그는 "체험점포에서 아이템을 직접 운영한 덕에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면서 "아이들을 교육하며 3D펜과 3D프린터를 어디까지 가르쳐야 할지 알게 됐고, 체험점포 덕에 이를 창업하며 바로 적용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런 과정으로 2018년 11월 문을 연 스팀도서관은 지난해 말 기준 월평균 800만원까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월 평균 수강생은 130명 정도다.

정 대표는 월 매출 1천만원을 목표로 스팀도서관 온라인쇼핑몰을 만들어 아이들이 만든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제품 판매 후 수익금은 아이들에게 주거나 아니면 아이들 이름으로 기부할 생각이다"라면서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잘사는 나라가 아니라 잘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세대에게 취업을 못 했다고 뭐라고 하지 말고 어른들이 먼저 아이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술이나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vivid@yna.co.kr